[후기] 문과생 데이터분석가의 7개월 간의 재취준 회고 : 27전 2승 25패

Dasol Kim
23 min readAug 6, 2021

다소 자극적인 제목일 수 있지만 7개월간 고군분투했던 저의 재취업과정을 회고하고, 데이터 분석가의 길을 걷는 동료분들께 어떻게 인터뷰 준비를 하면 좋을지 공유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이 글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아래를 중심으로 글을 풀어나갑니다. 편의상 평어체를 씁니다.

<목차>
1. 성적표 보고 가실게요
2. 어떤 루트로 지원했는가?
3. 보통의 채용절차와, 날 당황하게 만든 절차
4. 어떻게 써야 대체 읽기 좋은 이력서가 되는걸까
5. 직무면접은 대체 어떻게 준비합니까 : 답은 이력서에 있다
6. 저는 인성이 부족한데요? : 인성면접이라 쓰고 압박면접이라 읽는다
7. 기업별 지원한 직군과 채용절차, 최고vs최악이었던 인터뷰 후기
  1. 성적표 보고가실게요
    - 27전 2승 25패
    - 특히 서류탈락이 약 52%. 이력서를 거듭 수정했더니 취준 후반기에는 서류합격률이 100%
    - 7개월 내내 시도한 건 아니었고, 간간히 마음에 드는 공고가 올라오면 지원하는 식. 공격적으로 시도한건 7월이었다.
    - 코시국이라 1개 빼고 모두 ‘온라인 인터뷰'였다. 그 1개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었으나 2차 면접인만큼 회사 분위기가 너무 보고싶어서 온사이트로 진행하겠다고 선택한 케이스이다. 온라인 인터뷰는 서로 시간이 많이 절약되고 부담이 적어서 많은 분들이 이미 온라인 인터뷰에 익숙해진듯 했다.
  2. 어떤 루트로 지원하셨나요?
    - 주로 원티드(wanted) 플랫폼을 이용, 이력이 어느정도 완성된 후반에는 링크드인(LinkedIn)에서 구직중으로 표기했더니 헤드헌터분들과 기업 채용담당자 분들께 직접적으로 연락이 많이 왔었다.
    - 신입일때는 구직중으로 해도 연락이 잘 안왔었기에, 링크드인은 경력직에게 더 적합한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 원티드는 비교적 자세히 썼고, 링크드인은 진짜 이력만 기재했는데 원티드에선 날 탈락시킨 기업들이 링크드인으로 오퍼가 와서 당황스러운 경험이 있다. 덕분에 직접 탈락 사유를 알려주시고 다른 포지션으로 제안을 주시기도 하셨고, 반대로 읽씹도 있었다.
  3. 보통의 채용절차와, 날 당황하게 만든 절차
    - 보통의 채용 절차 : 서류심사 → 1차면접(직무)→ 2차면접(문화) → 최종합격
    - 빡센 절차 : 서류심사 → 사전과제(코딩테스트) → 팀면접 → 직무면접 → 문화면접 →임원면접 → 최종합격
    - 보통같지 않은 절차들은, 전화면접/팀면접/사전과제가 있었다.
    - 사전과제는, 개인적으로는 있는게 좋았다. (사전과제를 했던 회사 5개 회사중에 1개빼고 모두 서류합격이 가능해서 그런건 안비밀)
    - 그 과정에서 현업에서 고민하고있는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엄청난 인사이트를 얻게 되고, 대부분의 회사들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 한 회사에 과제가 2개 이상 출제될 때도 있었다.
    - 전화면접은 본격적인 면접 이전에, 서로의 커리어와 직무소개가 오가고, 짧은 시간안에 서로를 스캔하기 위해 진행한다. 서로 시간낭비 하지 않고 타이트하게 끝낼 수 있어서 좋기도, 슬프기도 하다.
    - 팀면접은 임원면접 전에 문화면접 겸, 직무면접을 먼저 보는 느낌이었는데 앞으로 같이 일할 동료분들, 리더와 함께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나한테는 팀 면접이 가장 압박되면서도 재밌었다. 시간차 공격 같달까..
    - 데이터분석가 코딩테스트는 모두 sql 테스트였다. 기업마다 문제수도 다르고, 라이브 코딩 하는 곳도 있고, 미리 문제를 주고 풀어서 제출하는 경우도 있고, 직접 DB를 연결해서 풀어서 내는 경우도 있고, 프로그래머스처럼 웹사이트에서 응시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 이와 다르게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코딩 테스트는 본업에 충실하게, 모델링에 관련된 문제가 주로 나온 것 같다.
  4. 어떻게 써야 대체 읽기 좋은 이력서가 되는걸까
    -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살짝 합쳐놓은, 그런 이력서는 대체 어떻게 써야하는 걸까 몇 개 찾아봤으나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 이력서의 핵심은, 인터뷰어가 내가 잘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하는데에 있다.
    - 면접시간은 한정적이고, 그 안에 인터뷰어는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 반대로 인터뷰이는 무슨 질문을 받을 지 모르는 불리한 입장이다. 내가 원하는 질문을 받으려면, 그 질문을 유도할 수 있는 키워드 중심으로 써야 한다.
    - 시간순대로 쓰기도 하지만, 가장 자신있는 프로젝트를 제일 위에 쓰기도 했다.
    - 그래도 모르겠다면, 지원하고 싶은 회사의 주요 업무내용, 자격 요건, 우대 조건을 잘 보고 거기 있는 키워드를 활용하는게 제일 베스트.
  5. 직무면접은 대체 어떻게 준비합니까 : 답은 이력서에 있다
    - 솔직히 나는 어디가서 말하는 스킬로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어차피 내가 다 겪은 일인데 준비하고 말고 할게 어딨어? 하는 생각으로 초반에는 준비도 안하고 자신감에 차서 들어갔었다. 결과는? 탈락입니다~^^
    - https://github.com/zzsza/Datascience-Interview-Questions#%EA%B3%B5%ED%86%B5-%EC%A7%88%EB%AC%B8
    - 위 링크에서 데이터사이언스 인터뷰 질문 리스트를 볼 수 있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 좋은 질문은 뽑아다가 미리 답안을 작성해봤었다. 대부분 분석가로 지원했기에 모델링 보다는 공통질문-프로젝트-통계및수학-분석일반-대고객사이드를 준비했고, 결이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 그러나 단순히 지식을 아느냐?보다는 해당 회사의 상황에 맞게 질문이 변하기때문에, 해당 회사에 서비스/상품을 사용해보고 그 상황에 맞게 대입해서 대답하는 것이 더 좋은 답변이다.
    - 직무인터뷰 보시는 분들은 현업에서 나보다 더 깊은 경험들을 해보셨기에, 어떤 키워드 하나를 보고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가능하다. 따라서 스스로 연습해보고, 꼬꼬무 질문을 대처하는 것이 편했던 키워드들을 이력서에 눈에 잘 띄도록 쓰는게 좋은 전략이다.
    -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은, 노션(Notion)에 회사마다 면접 준비를 위해 독립된 페이지를 만들고 각 회사별로 찾는 자격 요건과 내 이력서를 바탕으로 어떤 질문들을 하실지를 미리 예상해보고 질-답-질-답을 써내려간 방법이다.
    - 특히 이 과정에서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은 ‘나는 분석가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이 회사는 어떤 목표가 있는가, 나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가, 그렇다면 회사는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반대로 나는 회사에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 이 5개를 생각해보고 이 회사에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스토리텔링 해 본 것이었다.
    - 내가 겪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조리있게 논리적으로, 두괄식으로 얘기하기 위해서는 흐름을 한 번 짜 본것과 안 짜본 것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
    - 그리고 반드시 면접 복기를 해야한다. 어떤 질문이 나왔고 어떻게 답했는지 어렴풋이 기억할테지만, 복기의 목적은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었고, 나의 답변이 망했다면 어떻게 얘기했으면 좋았을까, 답변이 괜찮았다면 더 괜찮은 대답을 하기 위해선 어떤 말을 했으면 좋았을까를 되새기면서 비슷한 질문이 나왔을 때 그 대답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위함이다.
    - 인터뷰어는 내 이력서를 인터뷰에 들어와서 보기도 한다. 내 이력서에 익숙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현업을 담당할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내 이력서를 쭉 보다가 비슷한 경험이 있으면 그걸 바탕으로 질문을 한다.
    -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경험이 있는 지를 물으면, 본인 기억에 잘남는거 말고 그 회사에서 써먹을 수 있는 연결된 경험을 얘기해야 한다. 없어? 그러면 그런 경험을 솔로 프로젝트라도 해야한다. 내가 초반에 많이 했던 실수인데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묻는데 정말 내 기억에 깊이 남는, 그렇지만 회사랑 관련없는 프로젝트를 얘기해서 핀이 어긋난 경우가 많았다.
    - 가끔 도전적인 정신으로 일한 경험을 이력서에 쓰기는 애매한 일들도 있다. 이 경우는 면접관이 물어봐주지 않을 경우, 먼저 어필하는 깜찍한 방법도 있다.
    - 면접관 성함을 미리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미팅 참석자에 이름을 유추할 만한 키워드들이 있다. 반드시 SNS든 링크드인이든 블로그든 찾아보고 면접관 이력과 평소 생각들을 잘 들여다보자. 이거 은근 꿀팁임. 그리고 면접관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이 됬다면, 유사한 느낌을 받은 사람과 대화할 때 이야기가 잘 통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고, 그 방법을 활용하면 좋다.
  6. 저는 인성이 부족한데요 : 인성면접이라 쓰고 압박면접이라 읽는다
    - 유튜브 ‘면접왕 이형' 채널은 취준생에게 빛과 소금이다.
    - 압박 면접이라는 것이 상대방을 민망할 정도로 꼽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 가장 inter-view의 뜻과 잘 맞닿아있는 인터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나의 과거 경험을 되짚어보는 정도가 아니라 들여다보고 뜯어보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내 주관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다.
    - 문화적합성, 인성면접, 컬쳐핏, 2차 인터뷰등으로 불리는 이 면접이 나에게는 제일 어려웠다. 오히려 직무인터뷰가 더 밝은 분위기였고 농담을 던지고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면, 컬쳐핏은 늘 묵직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 이형 말로는 일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가?같은 역량을 검증하는 인터뷰라고 소개했다.
    - 하지만 여러번 경험하고 복기를 해도, 아직도 이 인터뷰로 검증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친구가 우리회사의 문화와 맞는지를 검증하고, 일관된 주장을 하는지를 보기위해서라면 내가 받은 질문의 상당수는 우리 회사의 문화라기보다 인터뷰어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느낌이 강했다.
    - 즉, 모난 부분을 돌려깎아 둥글 둥글하지만 동시에 자기 철학이 뚜렷하고 그 철학이 너무 뾰족해서는 안되는 인재를 찾고자 하는거랑 뭐가 다른가?하는 의구심이 늘 있었다.
    - 내 생각에 컬쳐핏 면접은 맞고 틀리고를 묻는 문제보다, 주장을 일관되게 펼치는지, 회사에 잘 보이고 싶어서 없는 가치관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지를 검증하는 자리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 그러다보니 더 가벼운 분위기보다는, 과거 경험을 떠올리면서 깊게 생각해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압박되는 질문들을 짧은 시간안에 던져서 꾸며내지 않은 답을 듣고 그 안에서 지원자의 성향을 조각조각 맞춰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게 내 추측이다.
    - 순간적으로 했던 선택도 잘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다. 그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자세히 본인을 들여다보면서 회사의 문화와 맞는 코드가 있을지, 그런 경험이 무엇이었는지를 차근 차근 정리해보는게 많은 도움이 된다.
  7. 기업별 지원한 직군과 채용절차, 최고vs최악이었던 인터뷰 후기
    기업명은 정말 특별하게 좋은 경험을 했던 과정이 아닌 이상 공개하지 않고, 산업군 정도로 소개할까 한다. 면접 경험의 좋고 나쁨은 현직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는 느낌도 있지만, 인터뷰 중간중간 과정을 이어주는 리크루터에게서도 얻을 수 있다. 무난했던 경험, 좋지 못한 경험, 최고의 경험 3파트로 나누어봤다.

1) 무난했던 경험

[AI 수학공부 앱] Data Analyst
서류합격 → 전화인터뷰 탈락(면접관 1 : 지원자 1)

취준 초기에 인터뷰를 봐서인지, 지금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회사. 데이터 분석가들이 여러명 있고, 각자 작은 TF(사일로, 셀 등)에 들어가서 애자일하게 일하는 조직이었다. 조직 규모에 비해 데이터팀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후배로서 흡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있다고 생각해 지원하게 되었다. 서류합격 후 전화인터뷰를 봤는데 팀장님이 나의 데이터 경력과, 데이터를 대하는 자세를 검증하기 위해 굉장히 적절한 질문들을 하셨다. 지금 생각해도 여기 질문은 정말 나이스했다. 내가 근무한 데이터팀의 환경은 어땠는지, 주로 어떤식으로 협업을 했는지, 요즘 공부하고 있거나 관심갖는 분야는 무엇이고, 얼만큼 깊이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그리고 분석 역량과 관련된 기초 질문들을 하셨다. 물론 나는 대답을 잘 못했다…ㅎㅎㅎ 과거에 난 분석보다는 뚝딱뚝딱 만드는거에 더 치중해있던 터라 분석의 본질조차 모르고 있었음. 이미 내가 봐도 탈락!

[셀프케어 서비스] 그로스 데이터 분석가
서류 합격→ 사전과제 및 sql 코딩테스트 합격 → 직무 인터뷰 탈락(면접관 2 : 지원자 1)

내 전직장 기술이사님은 그로스마케팅에 관심이 많았었고, 자연스레 나도 그로스 공부를 하면서 시야가 트이고 현업에 적용해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분석을 굳이 세분화하면 그로스(마케팅 CRM 고객 등등)/비즈니스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이 두 개를 다 하다보니 T자형 인재보다는 I 빠진 — 인재..? 였다. 실제로 사전과제는 꽤 생각하기 좋은 주제긴 했는데, 내가 잘못 이해해서 데이터분석가 관점보다는 PM관점에서 과제를 수행해버린터라 추가 질문을 몇 개 받았다. 과제가 더 명확했어야 하는데 혼선을 드렸다고 사과를 해주시는 모습까지 보여주셨다. 배경을 들어보니 데이터분석이나 a/b테스트를 개발자분들과 컨텐츠기획하시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계셨는데, 이 과정에서 더 전문적인 분석가를 채용하기 위해 시도한 지 얼마 안된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면접에서 나는 잘봤지만 잘 본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일단 내 이력서가 잘못돼서 아직도 재학중으로 체크된게 화근이었는데, 들어가서 정정하긴 했으나 이때문인지는 몰라도 계속 고등학교와 대학때의 경험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다. 그리고 이 경험이 전혀 분석가로 성장할 거리가 없었기에 왜 분석직군을 고집하는지를 많이 검증하시려고 하셨다. 면접 말미에 혹시 같이 일한다고 했을때 우려되는 점을 여쭈어보았는데, 요지는 내가 사고방식 자체가 데이터 분석에 특화되어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하셨다. 결과는 당연히 탈락! 이 서비스는 실제로 사용해보면서 너무 좋아서 주변 동료들한테 써보라고 추천하기도 했고, 나도 지금껏 정기구독을 하고 있는 서비스라 꼭 성장하는 서비스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데이터 어노테이션] 데이터 라벨링 운영관리→ 머신러닝 엔지니어
서류 통과 → 1차 면접 탈락 (면접관 2 : 지원자 1)

이 회사를 지원할 즈음에, 어느 회사에 지원했든간에 데이터 분석가로 서류를 넣으면 마케터나 PM으로 오퍼를 줘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더더욱 당황스러운 포지션이긴 했다. 나는 나의 운영업무 경력과 데이터 경력을 조합해서 지원했으나, 머신러닝 배우는 초기인데, 게다가 나 코드 조악하다고 많이 피드백 받았었는데 이게 머선129..? 하고 반신반의하며 인터뷰에 들어갔었다. 엔지니어 두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내가 말하는 경험들은 전혀 엔지니어분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고, 반대로 인터뷰어들이 던지는 질문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처음 들어보는 질문들 투성이였고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해주셨으나 나는 급기야 ‘저는 머신러닝을 이제서야 지도/비지도가 있다 정도로만 시작했는데 저를 통해 어떤 대답을 듣고자 하시는지 전혀 감이 안온다’고 말했다. 면접관분들도 당황해 하셨으나, 인터뷰 요청 사유를 여쭈어보니 나의 개발환경 구축 경험과, AI 부트캠프 이력등을 보고 주니어 머신러닝 엔지니어쪽에 적합할 것이라 여겼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주니어로서 어떤 면에서 학습에 집중해야 할지를 몇 가지 알려주셨는데 이 때 무슨말인지 잘 못알아 들었으나 키워드 중심으로 다 받아적으면서 공부해보겠다고 하고 종료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 그 질문들을 떠올려보니 참 쉬운 질문들이었는데… 시간낭비가 된 것 같아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고, 이후에 진심어린 조언들을 해주신 것에 감사하는 메일도 발송했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채용담당자님께서 아주 스윗하게 답장도 주셨었다.

[채용플랫폼] Data Analyst(Jr.)
서류 합격 → 1차 인터뷰 탈락(면접관 3 : 지원자 1)

오래 다니던 전직장을 퇴사하고, 거의 처음에 지원한 워너비회사였다. 그러나그때 동시에 지원한 회사의 서류심사 → 사전과제 → 1차인터뷰 탈락 후 다른포지션 오퍼 → 또 사전과제 → 1차 인터뷰, 2차인터뷰, 3차인터뷰 → 최종합격을 다 거치고 입사일자를 조정하는 중에 서류가 됬다고 연락이 온 회사였다. 당시 나도 모르게 아쉽고 화나는 마음에 왜이렇게 연락을 늦게 주셨냐고 타박스레 팀장님께 얘기했던게 생각나 부끄럽다.. ㅋㅋㅋㅋㅋ 정말 챙피하다. 그런데 팀장님께선 주니어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검토가 늦어졌다고 사과하셨고, 혹시 실력을 검토할 수 있는 깃헙주소 등이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당시 나는 개인프로젝트를 한게 아무것도 없어서 보안상 회사의 결과물을 제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면접당시에 화면공유로 내가 분석했던 홈화면 개선 결과와, 대시보드를 만들기 위해 ETL했던 스크립트를 쭉 설명하면서 보여드렸는데 당시 나는준비도 안되어 있어서 횡설수설.. 게다가 팀원분들이 돌아가시면서 질문하시는 포인트들이 다 달랐기에, 이 또한 시간차공격을 받는 느낌이었다. 내가 받은 질문들중에 제일 꼬꼬무 질문이 많았던 것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만큼 내 논리가 박했다. 참 겁도 없던게, 우리 회사에 와서 어떤 데이터를 보고싶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질문 나올 줄 알았으나 아직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내 코드에 주석이 많이 없다고 협업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냐고 물으시니 혼자 관리하는 레포지토리라 어려운거 없었다고 대답하는 패기를 보였다. 결과는 뭐 뻔하지…

2) 별로 좋지 못한 경험

[온디맨드 서비스]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가
서류 합격 → 기술인터뷰(1:1) & 문화인터뷰(1:1) 같은날 순차진행 후 탈락

전 회사 재직중에 이직을 위해 봤던 인터뷰로, 내가 했던 경험중에 가장 최악이었다. 서류합격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고, 인터뷰일정을 설명해주시면서 1차인터뷰가 기술인터뷰라고 말씀하셨으나, 막상 들어가니 간간히 경험에 입각한 질문들을 몇 가지는 하셨으나 애초에 인터뷰를 대하는 태도가 ‘당신의 경험은 블로그 글을 통해 충분히 입증이 되었으니, 오늘은 본인과 노가리를 까자’고 하셨다. 간단한 본인 소개도 안해주셔서 혹시 어떤 직무에 계시냐고 여쭤보았더니 기획쪽에 계셨던 걸로 기억난다. 그때부터 나는 기술을 검증할 담당자가 퇴사하셔서 인수인계 없이 포지션이 오픈된거냐고 물으니 솔직하게 대답해 주셨었고, 당시 헤드가 새로 부임해 곧 출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분석가도 퇴사하고 없는 상황이라 몇 마디 만으로도 공백이 느껴졌다. 사실 동종업계인 회사였고, 자격요건과 하는일이 모두 같은 상황에서 회사만 옮겨가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던지라, 개인적으로는 잘 맞을 것 같단 생각을 했으나 계속 우리 회사에서 겪은 문제와 해결책등을 아주 상세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는 식의 질문들을 하셨다. 중간 중간 ‘이 대답을 하게되면 나는 회사의 기밀을 유출하게 되는 셈이니 디테일하게 대답하지 않겠다’고 몇 차례 말씀드렸으나, 아직 재직중인 나에게 이런 영업비밀을 대답해도 되는가를 고민할만한 대답을 요구하는 것부터가 성숙하지 못해보였다. 내게서 얻어갈게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짜고치는 고스돕판에 나를 끼워넣은 느낌이라서 그 다음부터는 인터뷰어께서 데이터 관련 이해도가 얼마나 있으신지를 검증할만한 질문을 내가 역으로 많이 드렸고, 그 인터뷰어는 내게 다음 인터뷰어에게도 이런 당황스러운 질문을 많이 하시라며 종료되었다. 이후 문화인터뷰를 바로 보긴 했으나 이미 1차에서 삔또가 상한 나는 대답을 ‘저 떨어뜨려주세요' 식으로 인터뷰를 했었다. 그냥 1차 경험이 이러하여 인터뷰를 더 못하겠다고 말씀드렸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나의 기분이 태도가 되어버린, 얼룩진 인터뷰였다.

3) 최고의 경험

[엔비티/캐시슬라이드]
Product A 데이터분석가 서류합격, 이메일인터뷰 합격, 1차 인터뷰 탈락→ Product B 주니어 PM 이메일인터뷰 합격, 1&2&3차 인터뷰 합격→
Product A 주니어 PM 최종합격

워낙에 인터뷰를 오래 보는 회사로도 유명했으나(대표 면접을 보통 6시간 이상…) 친한 동료가 공고를 추천해주었는데 마침 나의 찜 목록에 있어 지원하게 되었다. 신입을 뽑지 않는 회사이나, CTO님이 좋게 봐주신 덕에 사실 끝까지 갈 수 있었던 회사였던 것 같다. 첫 이직시도에 첫 합격을 받아서 이직이 별거 아니구나라는 우매한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곳은 처음 연락을 주고 받고, 인터뷰 과정 과정 매우 세세하게 신경써주시는 피플팀 담당자님의 배려와 케어, 일을 대하는 태도등에서 반해버려서 그 이후에 과정들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엔비티의 핵심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많은 PM, PO,리드개발자, CTO, 데이터 엔지니어 분들을 만나면서 다 너무 좋은 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시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느낌보다는, 나는 너가 진심으로 궁금해!라는 느낌으로 계속 접근해주셨기 때문에 인터뷰 경험이 정말 좋은 회사로 기억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 친해지고 싶은 분들이 정말 많았고 업무 환경이 너무 좋았으나, 배경보다는 업의 본질에 있어서 내가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고, 늦더라도 더 데이터 공부가 해보고 싶어서 죄송하게도 초고속으로 퇴사를 결정했다. 아직도 그 때 연을 맺은 분들이 가끔 보고싶을 때가 있다.

[번개장터] Product Growth Marketer
서류 합격 → 1차 코딩테스트(sql) & 직무 인터뷰 탈락
내가 본 sql 테스트중에 가장 어려운 테스트였고, window function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당시 주요 업무가 상세히 기재된 편은 아니었는데, 인터뷰 이후 매우 디테일하게 변경됨을 확인했다. (궁금한 사람은 여기를 클릭) 서류 합격 이후 공유현 팀장님과 인터뷰를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분의 블로그를 보면서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야아아아하아아ㅏ~~’ 하며 노래를 불렀다. 실제 인터뷰에서 저 주요업무와 관련된 질문을 지속적으로 하시고, 내가 번개장터 앱을 라이브로 써보면서 느끼는 개선포인트와 그렇게 생각한 이유까지 디테일하게 말해야하는 인터뷰였는데, 실제로 1시간이 주어졌지만 거의 1시간 반 넘게 진행되느라 진땀을 뺐다. 평소에 잘 받지 못하는 질문들을 엄청 빠르게 하시고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과정도 있었다. 그때는 이유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기업 임원들이 가족 구성이 몇명이고 그중에 형제가 몇인가~? 한 문장 묻고 지원자를 파악해버리는 그런 혜안이 있다고 해야되나, 아무튼 그런 경험이 거듭될수록 더 팀장님과 일하게 되면 깨질 일은 많겠으나 단기간에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아주 여유넘쳐 보이셨고, 그런 스웩이 부러웠다. 면접 말미에 리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서 살짝 눈물을 보였으나, 진심으로 따뜻하게 본인도 면접에 엄~청 많이 떨어졌고, 나도 앞으로 여기의 합불여부를 떠나서 계속 그런 경험을 할텐데, 그때마다 작아지지 말고 지금처럼 좋은 마인드셋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아빠미소로 다독여주셨던 기억이 나서 참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쿠팡] Business Data Analyst (Eats New Business Initiatives)
링크드인 오퍼 → 채용담당자님과 30분 전화로 커피챗→ 1차 전화 인터뷰(동시통역) → sql 라이브 코딩테스트 → 온사이트 면접

생애 처음으로 동시통역 인터뷰를 경험해본 쿠팡. 링크드인으로 Senior Sourcer분께 비즈니스 분석가 제안이 왔고, 이후 어떤 팀으로 갈 지 모르는 상황에서 CV를 드렸더니 쿠팡이츠 신사업팀으로 제안을 주셨다. 영문 JD를 받았을 때 내 도메인과 매우 일치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거라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신사업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내 포지션이 어떻게 오픈된건지 배경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채용과정을 담당해주시는 리크루터분께서 직무가 오픈된 배경, 나에게 어떤 일들을 기대하시는지, 나의 이력서에서 어떤 부분이 눈에 갔는지부터 세세하게 설명해주시면서 내가 sql 테스트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실무 위주의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는 편이니, 이를 유추하기 위해 절차를 조금 바꿔서 1차 인터뷰를 먼저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배려해주셨다. 그 외에도 채용 과정 중 신경써주시는 부분 하나하나가 지원자를 매우 배려해주신다는 느낌이 들어서 채용 과정의 경험이 너무 좋다고 호들갑을 떨며 감사하다고 피드백을 드렸었다.

[토스/토스코어]
토스팀 Data Anaylst 서류탈락 →
토스코어 Data Analyst(Intern) 서류→ 사전과제 → 직무인터뷰→ 문화적합성

한참 제주도에 있을 때 서류를 넣고 다음날 한라산을 가기로 예정되어있던 어느날, 혹시 경력기술서를 더 보완해줄 수 있겠냐는 토스채용팀의 연락을 받고 심장이 두근거려서 밤을 새서 써내려간 다음 제출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서류광탈이었고, 사실 많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지원하다보니 아쉬움이 많았다. 그때 서류를 다시 읽어봤는데 헛웃음이 나는 귀여운(?) 이력서였다.
한참 하반기 공채수준으로 분석가와 개발자를 채용하는 시즌인데, 마침 데이터 분석 인턴을 모집하는 인스타 광고를 보게되었고 주변 동료들도 지원해보라고 추천을 해줬다. 서류 통과이후 사전과제를 받아들고 한참을 멍때렸던 기억도 난다. 하나씩 풀면서 과제 디자인이 참 잘되어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과제를 풀면서 분석 관점에서 큰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는데, 떨어져도 너무 값진 경험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빠른 토스는 합격통보도 빛처럼 빨랐다. 아침 10시에 인터뷰 봤는데 12시에 합격했다고 연락옴.
무엇보다 경험이 좋았던 이유는 2가지다. 첫째는 동일 직무를 맡은 선후배로서의 교감! 내가 지원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분석가가 없어서 T.O. 1명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대부분 리더나 개발자분들과 인터뷰를 많이 봤었고, 때문에 분석가로서의 고충을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이 안계셨었는데 직무 인터뷰를 보면서 현업에 분석가로 근무하고계시는 면접관님이 진실되게 공감해주시고, 너무 재밌게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기도 해서 나도 덩달아 신나서 먼저 주제를 꺼내서 이야기를 하고는 했었다. 현실적으로 느끼는 어려움들을 짧은 시간안에 많이 교감했다고 생각이 드니, 떨어져도 여한이 없을 즐거운 경험이었다. 두 번째로는 리크루팅 파트너분들의 매끄러운 안내절차였다. 뭔가 내가 기뻐할때 같이 기뻐해주시고, 전체적으로 다들 날라다니는 베테랑들의 느낌이었어서 더더욱 과정을 함께하는게 즐겁고, 떨어지면 정말 아쉽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넥슨/인텔리전스랩스] 데이터분석가
서류합격 → 사전과제 → 팀 인터뷰(3:1) → 직무 인터뷰(2:1)→ 서류제출 및 인사팀 면접(처우협의)
토스와 마찬가지로 과제를 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지식을 짧은 시간안에 습득할 수 있었다. 채용이 안되더라도 과제를 수행하는게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팀장님, 데이터분석가 두 분까지 총 3:1로 인터뷰를 봤는데 처음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영역을 깊게 대답해 본 것 같고, 처음으로 통계 관련한 질문을 여러개 받아보았다. 그 외에도 팀 문화와 잘 어울릴지 두루두루 판단하기 위해 여러 질문들을 해주셨는데, 처음에는 다들 뭔가 시선이 이력서에 가있는 느낌이었으나 갈수록 내 얘기를 집중해서 들어주시고, 내가 횡설수설 하거나 할 땐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시간을 주셨고, 반대로 질문을 드릴때면 현업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위기였어서 전혀 압박스럽지 않았다. 경험이 빵빵한 분들이 모여있는 조직이다 보니 굉장히 신중했어야 하면서도, 한 편으로 신입 우쭈쭈 하는 느낌으로 접근해주셔서 기분이 묘했다. 가끔 내가 대답하는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 느껴질때면 동공 지진이 나긴 했으나 내가 언제 넥슨 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보겠냐며 파이팅 넘치게 인터뷰를 마무리했었다. 팀인터뷰 결과가 좋아서 직무 인터뷰까지 볼 수 있었는데, 이 또한 경험이 좋았다. 1차때 여쭤봤던 질문이 2차때도 중복된 것들이 있었는데, 분명 1차때 얼버무려서 다시 공부해야지~ 하고 안했던 것들이었어서 심하게 당황했었다. 인터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고 특히 리더분께서 면접 내내 좋은 질문들을 주시면서도 계속 배려해주셔서 나도 떨지 않고 대화하듯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사실 첫 회사를 너무 쉽게 들어가서 제대로 된 구직과정을 이번에 처음 해보는 중고신입이라, 서류부터 면접까지는 실수 투성이였다. 동료들이 잘나가는 서비스에 경력직으로 턱턱 이직할 때마다 내 스스로가 작아지기도 하고, 취준이 길어질수록 이 길이 아닌가 하는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위에 글을 읽으면서 self — affirmation 한게 많이 도움되었다. 훗날 내가 또 이직을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이 때의 경험을 잊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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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ol Kim

Data Science | Growth Hacking | 고객에게 매끄러운 사용경험을 줄 수 있도록 고민하는 데이터 분석가입니다.